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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초점] 환경까지 생각하는 투자 ‘ESG’ … 통상 이슈로 급부상

코로나19 확산에 글로벌 트렌드로 ‘ESG’ 두각
친환경정책 vs 新무역장벽 … 아직은 ‘양날의 검’

 

전 세계에 ESG 바람이 불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 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과 사회적 책임, 지배 구조를 고려한 투자를 의미한다. 

 

비용 절감과 효율을 최우선으로 여기던 기존 기업들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기 시작했고,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여론이 더해지며 친환경 이슈를 비롯한 ESG는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ESG 친화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자금은 30조 달러를 넘어섰고, 관련 제도를 도입하는 국가도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은 ‘ESG’

 

기업들이 이미지 개선을 목적으로 펼쳤던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달리 ESG는 기업 경영에 있어 필수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특히 산업계가 눈여겨보는 대표적인 소비 여론의 흐름에서 공통으로 꼽는 것은 그린(Green), 즉 ‘친환경’이다. 

 

플라스틱 및 탄소 배출 저감, 친환경 소재 전환뿐 아니라 친환경 신기술과 지속 가능한 금융, ‘그린 뉴딜’까지 산업계와 소비자를 중심으로 지속 가능·친환경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제약업계도 ‘필(必) 환경’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한미 헬스케어의 경우 종이 빨대를 부착한 두유 제품을 출시했고, 광동제약은 주요 판매 제품의 페트병 무게를 경량화하는 등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여 탄소 성적 표시와 저탄소 상품 인증 등을 획득했다. 

 

아울러 저유가에 주요 석유화학 기업이 ‘탈석유’를 선포하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친환경차 생산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배출 가스 규제가 강화된 유럽과 미국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복합(HEV)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순수 전기(EV), 수소전기(FCEV) 차량 등이 대표적인 친환경차로 떠올라 생산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일본의 경우 ESG를 임원 역량평가의 척도로 활용하고 있다. 

 

日 화장품 기업 시세이도는 올해 주주총회 소집 통지서에 임원들의 직무능력을 전형적인 직무능력과 함께 ESG를 추가했다. 

 

맥주 제조업체인 기린홀딩스 또한 임원 직무능력에 올해 처음 ESG를 추가했다.

 

■ ESG 통해 기업가치 제고 전략 

 

E(환경) 외에도 S(사회), G(지배 구조)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구사하는 사모펀드(PE)들도 있다. 

 

국내 최대 PE인 MBK 파트너스는 지난해 7월 홈플러스 계열 임직원 2만 3,000명 가운데 1만 4,283명의 무기계약직 사원들을 정규직으로 발령했다. 당시 조치로 홈플러스 계열 전체 임직원 중 99%인 2만 2,900명이 정규직이 됐다. 

 

IMM PE 또한 에이블씨앤씨, 태림포장, 할리스에프앤비 등을 인수한 후 기존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 추가 고용 등에 나선 바 있다. 특히 할리스에프앤비는 업계 최고 수준의 장애인 고용률 유지, 매년 고용률 향상 등으로 ‘장애인 고용 우수 사업주’에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 총수들 또한 ESG의 중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기업 경영의 새로운 원칙으로 ESG를 축으로 하는 ‘파이낸셜 스토리 경영’을 구상 중”이라며, “매출이나 영업이익 같은 숫자로 우리(SK그룹)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사회적 가치에 연계된 실적, 주가, 우리가 추구하는 꿈을 하나로 인식해야 한다”고 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1일 SK그룹이 온라인으로 개최한 ‘소셜 밸류 커넥트 2020’ 행사에 참여한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영상을 통해 “ESG 개선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은 금융 불평등 해소, 사회와의 협업, 환경 보전 등의 실천을 약속했다.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은 지난달 국민은행 등 모든 계열사가 ‘탈석탄 금융’을 실천하겠다고 선언했고,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 채권 인수에 대한 사업 참여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 美 바이든 후보의 ‘탄소조정세’ … 통상 이슈 급부상 전망

 

미국에서도 ESG와 관련한 ‘탄소조정세(carbon adjustment fee)’가 새로운 통상 이슈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美 바이든 후보는 ‘친환경정책’을 핵심 선거 공약으로 제시했다. 바이든 후보는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을 강조하며, 2025년까지 ‘탄소조정세 도입’ 공약을 발표했다. 

 

탄소조정세는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 정책의 일환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석유·석탄 등 각종 화석 에너지 사용량에 따라 부과하는 세금이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취임 첫날 재가입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으며, 환경 의무를 준수하지 못하는 국가들에 대해 관세나 쿼터 형태의 탄소조정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 탄소조정세를 도입한다면 탄소 배출량 1위 국가인 중국이 가장 크게 반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탄소조정세 도입 시 중국의 對美 수출이 대폭 감소할 우려가 있어 중국을 비롯한 미국 내 수요업계에서도 반발할 우려가 크다. 

 

반면 ‘탄소 국경 조정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EU의 경우 미국이 탄소조정세 도입 시 이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으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다면, 탄소조정세가 중요한 통상 이슈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 ESG 중심으로 GVC 개편 시 新무역갈등으로 번질 수 있어

 

일각에서는 친환경정책의 일환으로 탄소조정세가 겉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실상 안을 들여다보면 새로운 무역장벽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친환경정책 공약을 내세운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 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으며, 선진국과 개도국 간 통상 갈등으로 확대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는 탄소조정세 도입 등 친환경정책에 대해 EU와 협력해 중국 및 신흥개도국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ESG 경영이 가장 먼저 정착된 EU는 최근 글로벌 입지를 다지는 수단으로 ESG를 활용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ESG 공시 의무화다. 

 

EU 집행위원회는 내년 3월 10일부터 역내 모든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ESG 공시를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은행·보험·연기금·자산운용사·투자자문사 등 고객의 자금을 굴리는 모든 회사를 대상으로 하며, EU 역내에서 활동하는 역외금융사도 해당된다. 

 

아울러 EU에 법인이나 지점을 설립한 국내 금융사도 적용 대상이다. 

 

앞서 EU는 2018년부터 500인 이상의 역내 기업에 ESG 관련 정보와 ESG 리스크 대응방안 공시를 의무화했다. 

 

최근엔 ESG를 규정하는 ‘지속 가능한 금융 분류체계’ 기준을 정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데, 이는 기업의 자발적인 ESG 공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지속 가능한 금융 분류체계에서 핵심은 ‘E(환경, Environment)’다. EU는 ESG 투자와 관련해 ▲기후변화 완화, ▲물과 해양자원의 지속 가능한 사용과 보호, ▲생태계 보호·복원 등 6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투자 활동은 사실상 금지될 것으로 보며, EU의 ESG 행보가 국제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하세은 기자|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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