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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농수산물 수출 대폭 늘어난 해외 항만, 주역은 ‘콜드체인’
통권번호 2103 발행일 202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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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김성은 이메일 ray1023@kctd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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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산물 수출 대폭 늘어난 해외 항만, 주역은 ‘콜드체인’

KMI, “원료 조달·가공·포장·수출까지 가능한 푸드테크로 고부가가치 창출” 제안

 

우리 항만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양적 성장에만 치중할 것이 아닌 질적 성장에 주력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10월 14일 ‘KMI 동향분석 201호’를 발표하며 항만 기능 확대로 질적 성장을 이뤄내야 하며, 특히 고부가가치 콜드체인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2024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2.6%로 2025~2026년은 2.7%로 전망됐다. 2010~2019년 기간 성장률 대비 0.5%p 낮은 수치다. 2017년 이후 세계 GDP 성장 대비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즉, 컨테이너 성장률이 GDP 성장률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항만 물동량의 연평균 증가율은 2010~2015년 5.8%에서 2020~2023년에는 0.7%로 둔화됐다. 2019년 이후 국내 GDP 대비 항만 물동량 성장률도 전 세계 추이와 동일하게 계속해서 하락했다. 7월 30일 해양수산부는 2023년 국내 전국 항만의 컨테이너 처리 물동량이 3,000만TEU를 넘겼다고 발표하며 주요국과의 수출입 증가에 힘입어 컨테이너 물동량이 증가했지만, 글로벌 공급망 재편, 높은 해상운임 등 항만물류 여건 불확실성으로 물동량의 지속적인 상승세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KMI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항만 및 항만 배후단지에 콜드체인 허브를 구축하는 것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농수산물 수출 클러스터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초기 항만이 국가 간 교역을 위한 화물처리 기능만 했다면, 세계 경제 규모가 확대되고 물류시장이 급변하면서 각국의 무역항들은 새로운 시도를 꾀하고 있다. 하역이나 보관기능에 그치지 않고 정보, 첨단기술 등과 결합해 복합 클러스터이자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단연 주목받는 것은 콜드체인이다.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에 따르면 세계 콜드체인 시장은 향후 10년(2024~2034년)간 연평균 14.5%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2030년까지 연간 21.1% 성장하는 등 콜드체인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콜드체인 시장에서도 가장 유망한 부문은 농수산물을 제조·가공해 수출입하는 식품 부문이다.

 

세계 주요국의 항만들은 콜드체인을 활용해 농수산물 가공·수출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세계 2위 농산물 수출국인 네덜란드는 2023년 농산물 수출액(1,362억 달러)의 33.7%(459억 달러)가 수입 농산물 가공 후 재수출이었다. 2019~2023년 농산물 수출액은 연평균 6.1% 증가했는데, 그중 재수출은 연평균 10.5% 증가했다. KMI는 네덜란드가 이 같은 수출액을 기록한 것은 로테르담항 인근에 대규모 콜드체인 허브를 조성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로테르담항 APM 터미널 내 콜드체인 물류창고를 구축해 운송비 절감, 화주의 신뢰성 제고, 보안 관리 용이, 에너지 효율 등의 효과를 거뒀다는 것. 부패하기 쉬운 농산물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운송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즉시 보관부터 취급, 가공, 통관, 보안 등이 모두 가능하게 됐다.

 

그런가하면 미국의 오클랜드항은 美 서부해안 중심부라는 지리적인 이점을 활용해 콜드체인 주요 수출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연간 100만 톤의 신선제품을 처리할 수 있는 콜드체인 창고시설을 구축했는데, 터미널과 인접해 운송 프로세스가 단축되고 운송 및 에너지 비용이 절감됐다. 2023년 기준 냉동 컨테이너를 통한 수출액 약 71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미국 항만 중에서 냉동 컨테이너 수출 7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벨기에의 앤트워프항은 항만에 다양한 콜드체인 화물 처리가 가능한 17만 5,000개 이상의 온도 제어 팔레트 보관 창고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항만 내 세관과 식품 검사 시설이 통합된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농수산물 수출입 상황은 어떨까? 여전히 수입이 수출보다 4배 많다. 하지만 2023년 1억 달러 이상 수출된 농수산물 15개 품목 중 11개 품목이 가공품일 정도로 최근 가공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농수산물 제조·가공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꼽힌다. 2020년 농림·어업의 부가가치율은 50.5%로 전 산업(44.7%)이나 제조업(28.8%) 대비 높은 편이다.

 

KMI의 박민정 연구원은 “항만은 농수산물 수입과 가공 후 수출, 콜드체인 산업을 연계하기에 최적지”라며, “콜드체인 운영과 푸드테크가 접목되면 농수산물 수출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농수산물 수출입의 99.6%가 항만에서 처리되고 있고 가공 및 푸드테크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넓은 자유무역지역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푸드테크는 식품의 생산·유통·소비 전반에 AI 등 첨단기술이 결합된 신사업을 말한다. 박 연구원은 농수산물 수출입 규모가 큰 항만을 중심으로 콜드체인 시설을 마련해 고부가가치 농수산물 수출 클러스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부산항은 최근 냉동 컨테이너의 환적 비율이 2006년 39.8%, 2016년 41.9%, 2023년 54.1%로 증가하는 등 국내 농수산물 대부분을 수출입하는 항만이다.

 

KMI는 항만 배후단지에 농수산물 가공업체와 관련 서비스를 연결해 원료 조달부터 가공, 포장, 수출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봤다.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수요 예측, 재고 관리, 온습도 유지, 반출입량, 원산지 등의 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통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푸드테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수출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항만 배후단지에 커피 생두 가공무역 활성화를 추진하는 등 부가가치 창출이 유망한 품목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박 연구원은 이를 위해서는 농산물 제조·가공기업의 자유무역지역 입주 제한을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전량 재수출, 재고관리 시스템 구축, 보세사 채용, 원재료 수량 증빙자료 제출 등 자유무역지역 입주 조건을 충족한 기업에는 입주를 허용하는 등 규제 완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 이와 동시에 농산물 가공 관련 심사 및 관리 근거를 마련해 밀수를 비롯한 리스크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기업들의 푸드테크 활용도를 높이고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산·학·연 협력 플랫폼을 마련하는 한편,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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