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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韓 수출 88%, 中 박리다매식 수출 영향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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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권번호 | 2093 | 발행일 | 2024-07-29 |
금액 | 0 원 | ||
기자명 | 김성은 | 이메일 | ray1023@kctdi.or.kr |
첨부파일 | |||
韓 수출 88%, 中 박리다매식 수출 영향권중국 저가 수출로 전 세계 산업군 위협
압도적인 인원을 한 곳에 쏟아부어 상대를 몰아세우는 중국의 인해전술(人海戰術)이 현 시대에는 ‘저가 수출’로 변화한 모양새다. 중국의 저가 수출공세가 전 세계 산업군을 위협하고 있다. 對中 관세를 높이는 미국과 EU뿐만 아니라 중남미와 아시아에도 그 영향이 도미노처럼 퍼지고 있다. 중국의 저가 수출공세, 우리 경제엔 과연 괜찮을까?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7월 23일 발간한 ‘중국 저가 수출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기업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중국의 저가수출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 기업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중국의 저가 수출공세, 도미노처럼 전 세계로 확산 7월 15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태국 산업부는 2023년 7월~2024년 6월 1년간 태국에서 문을 닫은 공장이 1,975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공장 폐쇄로 인한 실직자는 5만 1,54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0% 급증한 수치다. 값싼 중국産 수입품이 밀려오는데다 노동인구 고령화 등 산업경쟁력이 약화된 점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런가하면 한때 세계 LCD 패널 시장을 선도했던 일본에서는 중국의 공세로 올해 9월 마지막 남은 TV용 LCD 공장 문을 닫는다. 브라질은 중국産 수입재 증가로 2023년 대비 철강 생산은 8% 감소하고 수입은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프랑스의 브루노 르메르 재무부장관은 5월 27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점점 더 저렴한 가격으로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EU뿐만 아니라 미국, 나아가 전 세계가 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중국의 저가 수출 장기화 우려로 대비가 필요 문제는 중국의 저가 수출공세가 단기간에 끝날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달러 기준 수출단가는 2023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16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작년 8월에는 중국의 수출단가가 전년 동월 대비 13.9% 하락하며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래 월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올해 1~4월에도 수출단가가 전년 동기 대비 10.2% 하락해 주요국 대비 하락폭이 컸다. 같은 기간 미국은 1.7% 하락, 일본 4.3% 하락, 한국은 0.1% 하락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중국의 수출단가 감소폭은 매우 큰 수준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수출물량은 8.7% 늘어나 중국의 저가 수출 밀어내기가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중국의 생산자물가 증가율은 2022년 10월부터 2024년 6월까지 21개월 연속 하락세다. 낮은 생산자물가와 위안화 약세로 인해 올해 1~4월 기준 중국의 수출채산성지수는 107.4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무역협회 도원빈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이러한 저가 수출공세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中 물량 탓에 해상운임 상승, 선복량 확보 어려워 중국의 저가 수출공세는 해상 운송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 예멘 후티 반군 홍해 사태, 가뭄에 따른 파나마 운하 통행 차질 등으로 해상운임 상승 압력이 커진 가운데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로 해상운임이 갈수록 상승하는 추세다. 한국 컨테이너선 운임지수(KCCI)는 작년 평균 1,359에서 올해 7월 1일 4,778로 3.5배 상승했고 상하이 컨테이너선 운임지수(SCFI)는 같은 기간 3.7배가량 상승하며 우리 기업의 물류비 부담이 가중됐다. 게다가 해외 주요 선사들이 중국에서 물량을 모두 채우는 탓에 한국에 정박하지 않는 ‘한국 패싱’ 현상이 이어지면서 가격과 별개로 선복 확보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장기계약이 많은 대기업과 달리 현물 계약이 많은 중소·중견기업의 어려움은 상대적으로 더 클 수밖에 없다.
특히 반도체,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등 무게가 가볍고 단가가 높아 항공운송 비중이 큰 IT 제품을 제외한 대부분 품목에서 해상운임 상승에 따른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도원빈 수석연구원은 “5대 IT 품목을 제외한 우리 수출의 88.8%는 해상 운송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의 저가 수출 확대에 따른 운임 상승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며, “특히 석유제품(100.0%), 자동차(99.9%), 석유화학(99.5%)처럼 중량이 무거워 항공운송으로 전환하는 등 대체수단 확보가 어려운 산업은 더욱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대륙의 실력에 국내 산업현장 곳곳에서 위기감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중국이 가격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술력이 향상하며 우리 수출에 근본적인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화학공업제품, 철강금속의 자립도 향상이 두드러지는 데다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범용 기술 분야와 AI, 우주, 첨단 모빌리티 분야는 이미 한국을 따라잡았거나 추월한 것으로 평가됐다. 독일의 중국 전문 연구기관 메릭스는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보고서를 통해 제조업 의존도가 높고 첨단산업 비중이 큰 한국과 독일 등이 중국의 저가수출에 가장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역협회가 중국 바이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국 내 한국 제품 인기 하락의 요인으로 한국産 제품이 중국 및 ASEAN 제품으로 얼마든지 대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54.1%에 달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수출 포트폴리오로 전환하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우리가 기술 우위를 점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가전, 친환경 연료 LNG 선박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중심의 제품 라인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장기간 교육과 투자가 필요한 첨단산업 육성에 대한 로드맵을 세우는 한편 대체시장 육성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 김성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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