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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계는 ‘보조금 지급’ 경쟁 중?
통권번호 2028 발행일 2023-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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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하세은 이메일 hse1215@kctd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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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보조금 지급’ 경쟁 중?

美서 시작한 보조금 경쟁, 유럽판 IRA인 ‘CRMA’까지 등장

 

 

 

최근 세계 주요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미국과 EU를 비롯한 주요국은 기업 등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미국정부가 도입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시발점이 돼 최근 이에 맞서기라도 하듯 EU 또한 유럽판 IRA’로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MA)’ 초안을 발표했다.

 

해당 법안의 공통점은 지역 내 생산특정국가의 수입의존도를 낮추는 것이다.

 

미국과 EU 외에도 친환경 산업 분야에서 자국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나라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중국은 3,500위안(665,000억원)의 탄소중립 예산을 편성해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며, 일본도 그린성장 전략을 위해 엔화 약 2조엔(197,5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美 IRA, ‘최종 조립’ 비롯해 ‘원료’까지 미국 또는 親美 국가서 … 中 견제 의도

세계적인 보조금 경쟁은 미국정부가 지난해 도입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시작으로 볼 수 있다.

 

해당 법안의 골자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중국 등 특정국가의 수입의존도를 낮춰 자국 내 생산을 확대함으로써 자국 내 미래 친환경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IRA를 살펴보면,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최대 7,400달러의 세액공제를 하며, 친환경 에너지 기술유치에 3,690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여기서 눈 여겨 볼 것은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다시 말하면 북미에서 생산된이다.

 

이는 다른 국가에서 생산된 것이 아닌 미국이나 미국과 국경을 맞댄 주변국에서 생산된 제품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IRA 보조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전기차의 가장 주요한 부품인 배터리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원료(광물)까지 미국이나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된 것을 사용해야 한다.

 

현재는 40% 이상 비율을 지켜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2027년부터 80%로 높일 예정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막대한 보조금 혜택을 무기로 미국이나 親美 국가의 원료만 사용하라고 기업을 압박하는 형태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정부는 또 다른 반도체 관련 보조금을 지급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작년에 발표한 반도체와 과학법은 미국에 투자한 반도체 기업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U, CRMA 초안 발표 … EU 내 핵심원자재 생산량 확대 및 특정국 의존도 축소 등 목적

미국이 친환경 산업 등 미래 핵심 분야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하자 유럽도 맞대응에 나섰다.

 

EU316일 발표한 핵심원자재법2030년까지 전략 원자재의 EU 연간 수요 대비 역내 채굴 10%, 제련과 정제 40%, 재활용을 15%까지 확대하고, 특정국가에 밸류체인별 수입의존도를 65% 이하로 낮추도록 하는 목표를 담고 있다.

 

해당 법 초안은 원자재 가치사슬 강화를 위한 목표 설정, 원자재 확보 방안, 공급망 리스크 관리, 지속가능성 확보 전략 등의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EU 역내에서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핵심원자재를 확보하기 위해 역내 전략 원자재 공급망 강화 및 수입다변화라는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CRMA는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 친환경 산업에 필요한 핵심원자재 생산량을 유럽 지역에서 더 늘리고, 수입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최소 10% 이상의 원자재(광물)EU 지역 내에서 채굴하고, 원자재를 가공할 수 있는 역량은 전체 수요의 40%까지 올리겠다는 것인데, 미국의 IRA에서 미국이나 親美 국가의 원료만 사용해야 보조금을 지급하는 규정과 비슷한 의미로 보인다.

 

실제 EU는 핵심원자재의 수입의존도가 높은 편인데, 2020년 기준 핵심원자재의 3분의 2를 공급받는 정도이며, 리튬과 마그네슘의 경우 중국에 90%가량을 의존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은 중국에 산업경쟁력이 넘어갈 수 있다는 이유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는 해당 법안은 EU 차원의 핵심원자재를 공동으로 관리·확보하는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EU는 핵심원자재 클럽 구성 등 우호국과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는 만큼 우리 정부도 공급망 동맹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

 

 

韓, 대응 위해 통상현안대책단 구성 … 국회선 한국판 ‘IRA’ 발의도

미국 IRA와 유럽의 CRMA가 등장하자 우리 기업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EU의 경우 전기차·배터리 등의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배터리 기업 및 전기차 등 우리 기업이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여기서 문제는 국내 배터리 기업의 높은 중국원자재 의존도다. 한국무역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작년 1~7월 국내 수입된 수산화리튬 가운데 84.4%가 중국에서 수입됐으며, 흑연의 경우 89.6% 정도가 중국에서 생산됐다.

 

이와 관련해 전기차를 생산하는 현대차의 경우도 비슷하다. 전기차를 생산할 때 배터리를 비롯해 다른 부품도 중국원자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 대부분의 전기차 모터는 희토류 영구자석 기반의 시스템인데 이때 활용되는 희토류는 거의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여기서 다행인 것은 미국 IRA와 같이 보조금 제한 규정이나 역내 조립 규정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멀지않은 기간 내에 우리 기업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정부도 대책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 올해 2월 정부는 EU 통상현안대책단을 구성해 EUCRMA 초안이 우리 산업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살필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판 IRA’ 등 세계적 보조금 경쟁에 대응할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편 314일 국회에서 한국판 IRA라고 볼 수 있는 탄소중립산업법이 처음으로 발의됐으며, IRA와 마찬가지로 전기차, 재생에너지 등 산업에 지원을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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