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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코로나19가 앞당긴 미래 ‘7개월 만’에 일어난 ‘7년 치’ 변화
통권번호 1906 발행일 202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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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이 지나가기만 기다리지 않고 ‘빗속에서 춤추는 기업들’

 

 

이젠 “언제 쯤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보다 “불확실한 미래에 맞서기 위해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를 물어야 할 시간이 온 것 같다.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저마다의 방식대로 이색 상품을 내놓으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日 최대 항공사인 ANA(All Nippon Airways)는 마치 외국에 가는 것처럼 자국 영공을 비행하다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유람(遊覽) 비행 서비스’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나리타국제공항에서 출발해 90여분간 영공을 돌다 되돌아오는 단순 프로그램인데, 신청자가 정원의 150배에 달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기내식을 집으로 배달해주는 항공사(에어노스), ▲컨베이어벨트로 햄버거를 전달하는 패스트푸드점(버거킹), ▲테이크아웃 위주로 점포를 개편하는 커피숍(스타벅스), ▲조리시간이 긴 메뉴를 아예 없애버린 프랜차이즈(타코벨) 등도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들에게 ‘잠시 멈춤(Pause)’은 있어도 ‘정지(Stop)’란 없는 듯하다.

 

상수(常數)인 기업들은 ‘코로나19’라는 변수(變數)를 만나 좌절 대신 기회를 엿보며, ‘혼돈 속에 숨어 있는 새로운 질서’를 찾아내기 위한 진지한 노력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글로벌 컨설팅업체로 알려진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는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뉴 노멀(새로운 표준) 시대의 5대 트렌드’를 집중 조명한 보고서(COVID-19 through the lens of disruption : Seven years of change in seven months)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Post 코로나 시대에 주목해야 할 5대 트렌드로 ① 탈세계화의 가속화, ② 효율성보다는 회복탄력성, ③ 디지털 전환 촉진, ④ 소득수준 및 건강 관심도에 따른 소비행태 변화, ⑤ 높아진 신뢰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① 탈세계화의 가속화(De-globalization Accelerates)

 

이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부터 다국적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얻는 이익 비중은 크게 줄었고, 외국인직접투자(FDI, Foreign Direct Investment) 비율도 2007년 세계 GDP의 3.5%에서 2018년엔 1.3%로 감소했다.

 

이는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취약성이 부각됨에 따라 이러한 리스크를 줄이고자 자국 내 공급망에 집중하면서 생긴 변화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이어져온 美·中 무역전쟁 등에서 촉발된 보호무역주의 및 지역주의 기조 기반의 脫세계화 현상은 코로나19로 인해 한층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앞으로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을 축소하는 대신 지역 공급망 강화에 더 많은 비중을 둘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중·단기적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보급이 완료될 때까지 해외여행 규제 및 무역장벽은 계속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세계적 불황이 공급망의 지역화 및 관세 인상 추세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② 효율성보다는회복탄력성(Resilience Takes Precedence Over Efficiency)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과 여러 변수들로 인해 기업 입장에서는 향후 사업을 구상하는 데 있어 효율성보다는 회복탄력성(Resilience)에 더욱 중점을 둘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코로나19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상황에서 전 세계 제조업체들은 생산라인에 큰 차질을 겪으며 위기를 체감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예측 불가능한 공급망 차질에 대비하기 위해 더욱 신중하게 공급망을 점검해야 하며,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③ 디지털전환촉진(Technological Disruption Shifts Into Overdrive)

 

보고서는 또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디지털 커머스(Digital Commerce),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온라인 게임 등 다양한 기술 기반의 경험이 일상화되고, 제품과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기대치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유통업에 있어 오프라인 매장은 점차 쇠퇴할 것이며, 주요 식료품 업계는 디지털 전환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Post 코로나 시대에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나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훨씬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④ 소득수준 및 건강 관심도에 따른 소비행태 변화(Consumers Will Segment By Income And Health Priorities)

 

이 보고서는 향후 18~24개월 간 소비행태를 좌우할 2가지 핵심 기준으로 소득수준 및 건강에 대한 관심도를 꼽았다.

 

불황이 길어지면 소비자의 구매행동은 가계소득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며,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도 역시 소비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소비행태의 변화는 ▲새로운 소비층의 등장, ▲원가구조의 개편, ▲제품 포트폴리오 전략 재점검, ▲디지털 역량 개발 등 기업에 광범위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⑤ 높아진 신뢰의 중요성(Trust Becomes An Even More Valuable Commodity)

 

이 보고서는 하루에도 수백 건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생성되는 코로나19 시대엔 고객·기업·직원 간의 신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SNS를 중심으로 다양한 루머와 허위정보가 빠르게 확산하는 혼란스러운 비즈니스 환경에서 기업들은 자사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더욱 활발하고 투명한 소통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불확실성과 위기의 순간에 기업은 늘 고객에게 자사의 정보가 적절한 시기에 정확히 잘 전달되고 있는지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위기관리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정보를 적절히 통제해 장기적인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알릭스파트너스 서울사무소 박영언 부사장은 “산업군을 망라하는 예상치 못한 큰 변화는 언제든 단기간에 일어날 수 있으므로 국내 기업들은 단순히 미래에 대한 고민에 그치지 말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고 주도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최근 다시 늘어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일수록 기업들은 트렌드 변화에 예의주시하는 등 더욱 민첩한 대응능력을 길러 회복탄력성을 높이고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발발된 정치·경제·사회 전 분야에 걸친 약 7개월간의 변화는 7년 치 변화를 단숨에 넘어설 정도로 컸다.

 

수많은 기업들이 시도했으나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던 재택근무, 온라인 화상회의 등 굵직한 변화들을 코로나19는 불과 몇 달 만에 일상에 녹여냈다.

 

“다가올 1년의 변화가 지나온 10년의 변화보다 더 클 것”이라는 옛말은 전혀 과장된 표현이 아님을 우리는 이제야 실감하고 있다.

 

앞당겨진 미래, 달라진 세상 속에서 우리는 지금 삶의 성공 방정식이 바뀌어가는 과정을 경험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고객과의 접점을 잃은 기업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진 사람들에게 코로나19는 여전히 물음표일 것이다.

 

그럼에도 “인생은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는 어느 에세이 속 문장처럼,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일상과 삶의 변화를 기꺼이 감내하며 그 속에서 생존 방법을 찾고자 하는 기업과 사람들은 언제나 그랬듯 그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어 갈 것이다.

 

|정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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